1차/고공&의진

에델과 헬가

notion5846 2025. 1. 7. 20:51

집무실로 들어가기 전 주위를 살펴본다. 미리 말해둔건지 아무도 없다. 기척을 느껴보려려고 집중하지만 걸리는 것이 없기 그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가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일을 하는 헬가가 겨우 오랜만입니다, 하고 인사하는 것을 받으며 그는 그 옆으로 다가갔다. 미리 준비 해둔 거 같은 뱅쇼가 담긴 잔을 들고 홀짝이고 있으려니 긴 한숨과 함께 헬가가 펜을 내려두었다.

“오랜만입니다.”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밀린 일이 끝나고 보자면서 저를 기사들 사이에 일주일간 두고 일에 파묻혀 계셨습니까?”
“그래도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는 받았습니다. 도착한지 이틀만에 신입 기사 한 명이랑 싸우셨다는 보고까지 전부 다 받았습니다.”
“아, 그거 대련입니다.”
“상대 얼굴에 모래를 뿌리고 주먹으로 팬 걸 대련으로 부릅니까?”
“상대가 진짜 싸움 아니고 대련이라고 자기가 봐준거라고 그렇게 우기는데 그럼 그렇게 들어줘야죠.”

예상 못한 것은 아니다. 자신들과 같은 기사도 아니고 용병이 있으면 그 중 누군가는 불만을 품겠지.

“그래서 의자를 3개나 부순겁니까?”
“아, 비싼 의자입니까?”
“공작가의 비품을 그렇게 부수지 마십시요. 예산이 다 짜여 있는겁니다.”
“그 점은 사과 드리겠습니다. 게다가 그 벌로 마굿간 청소를 하고 있는 중이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당신이 이곳에 들어온 이상 저는 당신에게 벌을 내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해합니다. ”

깨끗하게 비운 잔을 내리고 에델스타인 보고를 시작했다. 기사들 사이에서 들은 이야기들, 마굿간에서 하인들과 이야기하면서 들은 것들, 그들이 계급에 대해서 하는 생각들 같은 것 전한다. 종이로 정리해드려요? 라고 물었지만 헬가는 대답이 없었기에 에델은 빈 잔을 만지면서 기다렸다.

“확실히 계급을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군요.”
“아무래도 그렇죠. 평민들이 계급을 넘는 건 힘드니까요. 그나마 몸 쓰는 이들은 기사직이라도 택하거나 하니까요.”
“그렇다면 조금씩 그 생각을 바꿔봐야겠군요.”
“태양신의 사자가 이르시기를 그가 가장 존귀한 유일의 존재이니 그 아래에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
“경전 구절입니까?”
“그렇죠.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기억나서요.”
“그걸 중심으로 이야기를 퍼트리는 것도 좋겠네요. 제가 얼굴을 드러낼 수 없으니 에델스타인, 당신이 대표가 되면-.”

이어지는 이야기에 에델스타인은 그 특유의 웃는 얼굴을 무너트리고 말았다. 이 사람 지금 대체, 뭘 꾸미고 있는거지? 종이에 뭔가 적어내려가던 헬가가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던 에델스타인을 보고 짧게 아, 소리를 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저희 저택도 그렇고 제국 안에서는 종교를 믿는 이들이 많으니까 그 힘을 빌리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약식 기사 서임을 이어서 이제 사이비 종교 지도자라도 되라는 말입니까?”
“그렇게 될 수도 있군요. 다른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셨으면 그렇게 하십시요.”
“괜찮습니까?”
“헬가, 저는 계약서에 사인했고, 당신은 제 고용인입니다. 고용인의 의뢰 하나 처리 못하는 바보로 보지 마십시요.”
“좋습니다, 경. 그래도 불만 사항이나 힘든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고용인으로써 책임져야할 것은 쳐야하니까요.”

나름 나쁘지 않은 의뢰인이라고 에델스타인은 다시 웃는 얼굴이 되어 서류에 다시 파묻히는 소공작을 두고 집무실을 나섰다.

'1차 > 고공&의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공-사후  (0) 2025.01.07
세상에 한 사람만 남고 모두가 나를 잊는다면  (0) 2025.01.07
주공 판타지au  (0) 2025.01.07
유소와 고공  (0) 2025.01.07
저승사자 고공과 영안 아보  (0)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