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들어오기 전에 저주 내성 장비를 착용하라는 자기 말은 대체 어디로 들은 건지 모르겠다고 미료는 생각했다. 묻어버린 왕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이 던전 안에서 환각과 정신 오염 함정이 그렇게 많은데 대체 뭘 믿고 안 챙기는 건지, 원.
"한결씨."
불러보지만 없다. 멍하게 눈앞에 석상과 눈을 마주치고 있다가 고개를 천천히 돌린다. 텅 빈 눈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걸 보는 눈. 저 석상의 특징이 사람을 유혹하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뭘로 유혹당한 걸까? 평소보다 더 탁해진 눈동자에 자신이 비치는 것이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며 미료는 지팡이를 꽉 쥐였다.
"궁금하기는 해. 이거 이렇게 하면 재미있겠다, 같은 생각. 걸리적거리는 윤리는 없는 게 어떤 느낌인지."
와, 내 애인의 정신머리가 조금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걸 알고 있었는데 직접적으로 들으니 저 사람 용케도 사회에 적응해서 살고 있었군. 그의 손에 들린 총구가 자신을 향한다. 막을 수는 있겠지. 마탄을 쏘는 그의 마력이 바닥날 때까지 버티는 방법도 있지만 그전에 정화하는 게 더 빠르려나.
"나중에 일어나서 투덜거리기만 해봐라 가만히 안 있을 거예요."
내가 성직자라 정화 스킬이 있어서 다행이지. 여전히 겨누어진 총구에서 공격이 날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에 미료는 지팡이로 한결의 손을 후려쳤다. 날라가는 총으로 시선이 쏠린 사이 영창을 시작한다. 지팡이에 모인 빛이 터지면서 무덤 안을 환하게 밝힌다. 총을 주우려는 그 몸을 그대로 걷어찼다.
"바보, 바보, 정말 뭘 보고 있는거냐구요!"
돌아가면 잔소리가 아니라 저녁까지 굶기고 말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장비 점검도 하고 들어와야지. 여전히 탁한 눈이 자신을 본다. 미료야, 하고 부르면서 웃는다. 맛이 갔어도 아직 피아 구별은 잘도 한다고 조미료는 그리 생각하며 저주의 시발점인 석상을 향해 파이어 볼을 날려 부순 다음 축 늘어진 한결을 몸을 일으켜 세워 제대로 정화 주문을 외웠다. 다행스럽게도 환각 같은 걸로 유혹하는 타입인가 보다.
"폭주하게 만든다든가 그런 계열이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그래도, 그래도 그러면 네가 슬프겠지?"
아까의 말에 이어서 하는 말인가?
"한결씨가 그러면 슬플 거예요."
"그러면 안 할래."
"그래 주면 좋죠. 한결씨를 끌고 신전에 경비대로 가고 싶진 않거든요."
정화 스킬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탁하던 눈이 좀 맑아진다. 다행이네, 그리 심한 저주는 아니었나보군. 안심이 되지만 그거랑 별개로 나가서 바로 잔소리부터 해야겠다고 조미료는 다시 한 번 결심하였다.
같은 느낌의 판타지au 모험가 커플인 한결과 미료..
성직자 출신 마법사 미료랑 마탄으로 무장한 총잡이 한결이
탱커가 없지 않나요? 하는데 냅둬요 급하면 한결이가 알아서 탱커로 잡 체인지 한다고 합니다(?
미료 지팡이는 자기 키만한 나무 재질에 끝에 초승달 형태+보석이 박힌 디자인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거 한결이랑 미료가 처음으로 팀 짠 날에 원래 쓰던 걸 한결이가 실수로 부순 걸 임무 끝나고 나서 새로 맞춰주려고 했는데 주 재료가 되는 막대 부분을 좀 고급스러운 걸로 구한다고 팀 해체 못하고 같이 다니다가 제법 맞네? 싶어서 몇 번 더 만나고 하다가 한결이가 자기 본성(살짝 핀트 나간 재미 위주 성격)눈치 채고 미료가 그렇게 살면 재미있어요? 하니까 한결이가 재미있는데 재미 있는지 직접 볼래? 이런 발언하면서 엮기게 된 두 사람
그러다가 한결이가 먼저 고백했으면 좋겠다. 자꾸 눈앞에 있으니까 신경 쓰이잖아! 같은 어디 로코물 같은 고백 했을 거 같음. 고백 처음 받고 동공 지진하는 미료 보고 망했다 싶어서 도망치려는 거 미료가 잡고 전 당신이 눈앞에 없으면 신경 쓰이거든요!? 해버리기
위에 사건 끝나고 미료가 왜 저주 내성 장비 착용 왜 안 하고 왔냐고 하면 한결이가 웃으면서 재미있을 거 같아서 라고 말해서 미료가 다시 한 번 등짝 때렸으면 좋겠다. 아무리 제가 성직자라고 해도 해주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요~ 하면서 다음에는 장비 검사를 꼭 해야지 라고 결심하는 조미료씨.
판타지 세계관인만큼 둘이 떠돌이 모험가 하다보니 별별 일 당하지 않을까. 어디 멋진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몬스터와 전투와 노숙 그런 것고 로망이죠. 모처럼 전투도 별로 없고 널찍한 호수 같은 도착해서 가벼운 옷으로 호순가 걷는 미료 보면서 얼굴 빨게지는 한결이라든지
사냥감 발견하고 표정 색 안 변하고 몇 미터 밖을 맞추는 한결이 보고 얼굴 붉히는 미료라든지...그런 거....상상하기.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할지 모르겠네요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