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에 입은 검은색 두루마기를 보아하니 자신의 집 베란다로 들어온 저 혼령은 저승사자구나. 뭐라더라 한국 지부 유니폼이라고 했던가. 고공이 언젠가 해준 설명을 떠올리면서 아보는 부모님의 말에 대답하면서 베란다에 들어와서 저를 향해서 가볍게 손을 흔든 낯선 저승사자가 베란다 바닥에 축 늘어진 고공을 내려놓는 것을 보며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다친 건가? 하지만 데리고 온 저승사자가 웃겨 죽겠다는 얼굴로 웃고 있는 걸 보면 큰 일이 아닌 거 같아서 아보는 부모님과의 대화에 집중했고 잠시 머뭇거리며 생각하던 낯선 저승사자는 아보의 곁에 와서 웃음을 참는 소리를 내며 슬쩍 속삭였다. "당신이 저 녀석이 말한 그 귀여운 친구 맞죠? 회식이 있어서 저 녀석한테 술 먹여서 지금 좀 취해 있어요. 이상한 주정은 안 부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