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웅웅 울린다. 황천룡은 겨우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분명 힘이 다 해서 뻗었는데 평소라면 토키가 자신을 옮기거나 했을텐데, 그런 생각을 사이로 소리가 들렸다. 끼, 끼익, 하고 억지로 뭔가 비트는 건 같은 소리.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토키의 긴 백발이 보이고, 이윽고 그 소리가 토키가 움직일 때마다 나는 소리인 걸 깨달았다. 손에 뭔가를-던전의 귀신은 거 같은-들고 벽에 내려치면서 웃고 있다. 그 웃음 소리 사이로 끽끽, 거리는 소리가 섞여서 울린다. 천룡은 선글라스를 위로 올렸다. 분홍색이 사라지고 검은색이 보인다. 저게 뭔지 모르겠지만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다. 뭔가가 토키에게 씌인 상태겠지. 아마, 토키가 말한 그에게 붙어 있는 악령일까. 긴 꼬리를 ..